이건,

어리석은 생각일테지만,

우리 세대는,

어른이 되기엔,

너무 여리거나 어리석고,

아이라 부르기엔,

영악하고 늙었다.

한마디로,

개새끼의 세대다.

개새끼라기보다는, 개객끼라고 해야겠지.

이건,

참으로 개객끼같은 고백일테지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묽은늪
TAG





이 집은 오래 전에 사라졌다.

내가 그 앞에 서 있을 때도 집은 이미 반파를 넘어 사실상 완파된 채였다.

저 집이 멀쩡했을 때,

사람들이 그 안에서 저마다의 단란복잡한 삶을 어찌어찌 이어가고 있을 때,

대문 위에 걸린 가로등은 산동네 어둔 길을 노랗게 밝혔을 테지....

집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고,

저 가로등마저 산산이 부서졌는데,

나는 이제야 저 집을 눈 앞에 꺼낸다.

집은 진즉 사라졌는데,  

사진 안에서 집은 앙상하게, 나를 만났던 그 모습으로 버티고 있다.



사라진 많은 것들이,

여전히 사진 안에서 버틴다.

사라진 많은 이들이,

여전히 마음 안에서 버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묽은늪
TAG





"인간에게 최상의 것은 무엇입니까?"




"가련한 하루살이여, 우연의 자식이여, 고통의 자식이여. 왜 하필이면 듣지 않는 것이 그대에게 가장 복될 일을 나에게 말하라고 강요하는가? 최상의 것은 그대가 도저히 성취할 수 없는 것이네. 태어나지 않는 것, 존재하지 않는 것, 무로 존재하는 것 바로 그것이네. 그러나 그대에게 차선의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죽는 것이네."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술 취한 지혜의 요정 실레노스의 대답을 인용하고 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묽은늪
TAG



어떤 날의 하늘은,
피어 오른다,
마치 마음처럼,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묽은늪
TAG



파 리
 



작은 파리야
너의 여름 놀이를
무심한 내 손길이
쓸어 버렸구나

나도 너와 같은
파리가 아닐까?
너도 나와 같은
사람이 아닐까?

나도 춤추고
마시고 노래한단다
어떤 눈먼 손길이
내 날개를 쓸어버릴 때까지

만약 생각이 삶이고
힘이고 숨이라면
그러한 생각 없음이
죽음이라면

나는야
행복한 한 마리 파리
살아 있거나
죽어 있거나



- William Blake(1757∼1827)
Posted by 묽은늪
TAG

평양에서 통곡이 터질 때,
서울에선 김정일과 동년배쯤 되어 보이는 아저씨들이 그의 죽음을 축하했다. 

어떤 아저씨는 "오늘이야말로 민족의 대명절"이라고 소리쳤다.

헌데 묘하기도 하지. 
내게는 아저씨들이 "김.정.일.이.제.는.자.유"라고 적힌 카드를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 김정일은 이제 자유다.
허나, 남과 북의 숱한 누군가들은 여전히 자유롭지 않다.

산 자에겐 죽은 자의 자유를 붙잡아둘 자유가 없다.
죽은 자는 산 자의 자유를 짓누르고도 남는 자유를 누리지.

죽음이란, 산 자의 자유를 빼앗아 망자에게 주는 것....

평양신문이 김정일의 죽음을 머리에 올리는 오늘,
서울신문도 김정일의 죽음을 머리에 올리는 오늘.

누구 말마따나 온 것은 간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묽은늪
TAG

 



기억은, 언제나 망각 앞에 무너진다....

그것이 우리다....

누군가의 악행을 잊지 않겠노라, 선언하는 것보다,

그러한 망각의 주체가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이었음을, 먼저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묽은늪
TAG



강정의 바다는 누구도 아닌 '우리의 이름으로' 파괴되고 있다.

허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1조원에 달하는 파괴적 건설로 돈잔치를 벌일 자는 '삼성'이오,

그 군사기지가 결국 미군의 전쟁욕망을 위해 작동할 거라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묽은늪
TAG


가끔은, 당신이 부러워
고민 없는 모습
세상은 당신을 기회주의자라 부르지만,
나는 당신을, 기회를 잡는 사람이라고 부를테야, 혹은 만들거나 
그것도 단호하게....
황지우가 그랬잖아
"사실은 기회주의자들이 더 많이 괴로워하지, 사색이 많아서"라고

당신은 안 괴롭고, 나는 괴롭구나....
시를 들려줄게....




겨울산


너도 견디고 있구나

어차피 우리도 이 세상에 세들어 살고 있으므로
고통은 말하자면 월세같은 것인데
사실은 이 세상에 기회주의자들이 더 많이 괴로워하지
사색이 많으니까

빨리 집으로 가야겠다



- 황지우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묽은늪
TAG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묽은늪
TAG